"영원히 살기엔 시간 낭비"…물리학자가 테크 억만장자 불로소녀에 한 말


영원히 산다면 인생은 더 나아질까요?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장수(life extension)’ 연구가 최근 뜨겁습니다. 안티에이징 스타트업 투자, 혈장 주사, 젊은 피를 위한 각종 시술까지, 노화를 꺾겠다는 시도는 이제 한 사람의 환상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열풍 앞에서 물리학자가 냉정한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그건 시간 낭비입니다.”

왕립연구소 강연에서 나온 비판

영국 가디언지 보도에 따르면, 이 발언은 런던 왕립연구소(Royal Institution)의 강연 무대에서 나왔습니다. 왕립연구소는 1799년 설립된 영국의 명망 있는 과학 기관으로, 데이비와 패러데이 등 과학사의 거인들이 활동했던 곳입니다. 이런 자리에서 유명 과학자가 실리콘밸리의 장수 열풍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자연스럽게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발언의 주인공은 이론 물리학자로, 그는 억만장자들이 노화를 멈추거나 사망을 거부하려는 시도 자체가 과학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잘못된 방향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핵심 논지는 이렇습니다. 생명은 무한히 유지되는 물건이 아니며, 죽음은 생명 시스템의 필연적 일부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연 법칙을 이해하는 데에 비해 아직 초라한 존재이며, 인공적으로 영원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의 질서를 오해한 시도라는 지적입니다.

노화 연구와 생명 과학을 상징하는 이미지

그는 특히 “영원히 산다면 삶의 의미는 오히려 사라진다”는 취지의 지적을 함께 던졌습니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기에 의미가 있고, 죽음이 있기에 선택과 가치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억만장자들이 돈으로 죽음을 ’해결’하려는 접근은, 그의 말로는 과학이라기보다 시간과 자원의 낭비에 가깝다는 평가입니다.

장수 산업을 둘러싼 냉온양가의 시선

이런 비판은 새로운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장수 프로젝트는 여러 매체에서 꾸준히 조명되어 왔습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억만장자들의 안티에이징 시도를 “부자들의 새로운 종교”처럼 다룬 적이 있으며, 젊은 혈장 수혈처럼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시술이 유행하는 현상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제시해 왔습니다. 스탠퍼드 대학 등지에서 장수 연구를 이어오는 일부 과학자들은 노화를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보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지만, 학계 전반에서 인간 수명을 무한히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은 소수 의견입니다.

반면 뉴욕타임스 등 주류 매체는 억만장자들의 장수 투자가 노화 연구 자체에는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중도적 시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비록 ’영원히 살기’라는 목표는 비현실적일지언정, 건강 수명(healthspan)을 늘리는 연구는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진전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암, 알츠하이머, 심혈관 질환 같은 노화 관련 질환 연구에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견해입니다.

한편 수학적·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생명체가 무한히 살 수 있다는 전제 자체가 물리 법칙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천체물리학자들 사이에서는 우주 자체의 열역학적 수명을 고려하면 ’영원’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반복되어 왔습니다. 아무리 노화를 늦춰도 우주가 존재하는 한에서만 삶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살사리의 결론

살사리의 결론을 말씀드리면, 이번 발언은 ’장수 연구가 가치 없다’는 주장이라기보다 ’영원히 산다는 목표 설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으로 읽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저의 개인적 견해로는, 불로소녀라는 막연한 목표보다 건강 수명 연장이라는 실현 가능한 목표가 과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죽음의 유한성이 삶의 의미를 만든다는 물리학자의 논지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쉽게 반박하기 어려운 철학적 통찰이라고 봅니다. 부의 규모와 생명의 가치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이 논쟁이 남긴 가장 단순하지만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여깁니다.

한 줄 정리: 억만장자들의 불로소녀 프로젝트에 “그건 시간 낭비”라고 정면 반박한 물리학자의 발언은, 영원보다 의미 있는 유한함을 묻는 질문을 되돌려 준다.


원문 출처: The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26/sep/18/tech-billionaires-live-forever-waste-of-time-says-physicist-royal-institution) · MIT Technology Review (https://www.technologyreview.com/) · The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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